“요즘 같은 주가 폭락기에도 리츠 주식은 올라도 10%, 떨어져도 10% 내외로 움직일 정도로 안정적이다.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리츠에 투자하세요. 연간 5~6%의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리츠는 노후 대비용으로 최적의 상품이다.”
리츠운용사 ‘제이알투자운용’의 김관영 대표는 “리츠야말로 최적의 노후 생활 대비용 투자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해서 임대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으로, 한국에는 20개 종목이 증시에 상장돼 일반 주식과 똑같이 거래되고 있다. 2008년 설립한 제이알투자운용은 그동안 공모 사모 리츠와 부동산 펀드 57개, 9조원(누적)의 자산 운용 실적을 자랑한다.
한국리츠협회장을 역임한 김 대표는 국내 최초 병원리츠, 국내 최초 호텔리츠, 국내 최초 해외리츠를 출시했다. 국내 리츠 시가총액 4위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증시에 상장돼 있다. 본지는 16일 을지로 제이알투자운용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리츠 시장 전망과 투자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대 경제학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인 김 대표는 KDI와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2008년 이방주 전 현대산업개발 부회장과 함께 제이알투자운용을 설립했다.
다음 일문 일답.
-외국에서는 리츠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리츠인가?
“리츠는 배당수익을 목표로 하는 주식이다. 아마존, 애플 등 기술주들은 일반적으로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한다. 리츠는 가격 변동은 크지 않지만, 정기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시가 배당률이 5~6%정도 되는 리츠들이 많다. 제로 금리인 일본에서도 배당률이 3%대인 리츠가 많다. 변동성이 작다고 재테크에 불리한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10년간 주가를 조사한 결과, 리츠의 평균수익률이 일반 주식보다 높았다. 일반 주식들은 대박도 가능하지만 쪽박을 찰 정도로 변동이 심하다. 리츠는 주가가 안정적이고 배당률이 높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보면 일반 주식보다 수익률이 좋다.”
-리츠도 상품에 따라 배당률에 차이가 나고 주가가 변동한다. 어떤 리츠를 골라야 하나.
“리츠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배당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리츠는 수익의 90%를 배당해야 법인세를 면제받는다. 배당의 원천이 임대료이다. 임대료를 내는 임차인의 신용도와 임대 기간이 배당의 안정성을 결정한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리츠에 대한 세밀한 보고서를 내고 있어 일반인들도 정보 취득이 어렵지 않다.
특히 한국 리츠는 정부가 시장 육성을 위해 엄격하게 심사해서 상장시키기 때문에 외국보다 안정적 상품이 많다. 올해 코스피가 폭락했지만, 한국 리츠는 보통 올라도 10%, 내려도 10% 내외 변동에 그쳤다. 요즘 주가가 폭락하면서 리츠 주식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임대료 수익을 내는 보유 부동산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하면 원래 가격을 회복할 수 있다. 가격 하락기에 리츠에 투자하면 시세대비 높은 배당률 수익이 가능하다. ”
-리츠가 소유한 부동산을 매각할 때 시세 차익도 누릴 수 있는 것 아닌가. 시세차익을 감안한 투자 시점이 있는가?
“리츠는 오피스, 상업시설, 물류센터 등을 소유한다. 부동산의 가치변동이 정확하게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가 좋아지면서 공실률이 낮아지고 임대료 상승이 기대되면 매각 차익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도 오른다. 부동산 가격은 임대료와 연동된다고 보면 된다. 국내 리츠 중에서 유독 가격이 많이 오른 리츠도 있는데, 건물 매각 시점이 임박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리츠도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지 않는가?
“한국 리츠는 자산을 투자할 때 보통 50~60% 정도가 대출이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 상환이 늘어나 배당이 적어질 수 있다. 그러나 리츠마다 사정이 다 다르다. 보통 5년 단위의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대출 만기가 얼마 남았느냐. 임대료 상승을 통해 금리인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임대 계약을 할 때 보통 10년이상 장기계약을 하고 임대료 인상 조건도 포함된다. 대출 만기가 넉넉하고 임대료 상승이 가능하다면 금리인상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금리 충격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보유 자산이 건전하다면 회복이 가능하다. ”
-요즘 해외리츠에 투자하는 개인투자가들도 많다.
“해외리츠 투자는 과거 몇 년간 배당실적 등을 살펴 투자하면 된다. 그러나 해외시장은 상품도 워낙 다양하고 지역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도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해외리츠는 펀드나 ETF를 통해서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좋다. 국내 리츠도 변동성을 우려한다면 ETF로 투자하면 된다.”
-김 대표가 운용하는 제이알글로벌 리츠의 특징은?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0년 8월 벨기에 브뤼셀의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상장했다. 지난 2월 미국 맨하튼의 오피스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다. 브뤼셀의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에는 벨기에 정부부처가 입주해 있고 2034년까지 중도해지 옵션 없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공실위험이 낮다. 임대료 측면에서는 매년 벨기에 헬스지수(소비자 물가지수에서 주류, 담배, 휘발유 등 제외)에 연동되어 인플레이션 헷지가 용이한 구조이다. 벨기에 통계청은 올해말 헬스지수 상승폭을 전년대비 6.64% 추정하고 있다. 공모가(5,000원) 기준 배당률은 7.6%이다. 리츠중 일 평균 거래량이 가장 많은데,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환금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8.16%로, 외국 기관투자가들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편입한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대비한 것인가?
“뉴욕자산을 편입하면서 1900억원에 차입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일부 차입금을 상환하고 추가적으로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다. 벨기에 자산은 2024년 12월말까지 연 1.05%의 고정금리로, 미국 자산은 2027년 4월말까지 3.75%의 고정금리로 차입했다. 차입 만기가 2년 6개월 이상 남아 있고, 물가지수에 연동된 임대료 상승분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배당수익률 하락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본다.”
-리츠가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리츠는 한 개의 자산만 운영해도 되지만, 위험 관리라는 측면에서 분산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자산운영 규모를 키워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 그래서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적인 자산을 편입한다. 유망 투자물건이 나오면 대출을 받아 일단 매입하고 나중에 유상증자를 통해 상환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주가의 3~5% 정도 할인율을 적용한다.”
-한국 상장 리츠의 발전 방향은?
“한국의 상장리츠는 시가총액이 8조원대이다. 싱가포르(100조원), 일본(175조원), 미국(2000조원) 호주(154조원)와 비교해보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그만큼 성장의 여지가 많다는 의미이다. 외국처럼 임대주택, 데이터센터, 전기충전소, 태양광 시설, 시니어타운 등으로 리츠의 영역이 확대되어야 한다. 리츠가 활성화되면 국민은 안정적인 투자와 배당이 가능하고, 기업들은 리츠 자금으로 오피스, 물류, 공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들은 여유자금을 부동산 대신 사업확장과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 리츠의 활성화는 국가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 올리는데 기여를 할 것이다. 정부도 다양한 리츠가 상장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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